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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우 님께서 남기신 글 (2004-06-15 23:56:59, Hit : 1329)
20040519 - 강원울릉 2

5월 19일



  7시쯤 알람에 눈을 뜨다. 간단히 씻고, 여관 아줌마는 안계셔서 열쇠를 두고 나오다. 근처에서 간단하게 된장찌개를 먹고(1인분과 비슷한 분량의 2인분... 쳇) 렌트카를 찾아 터미널로 움직이다. 어제 주문한 아주머니가 안계시는 듯.. 여튼 베르나 한 대를 인계받고 나오니 8시 반, 나와서 연석이의 운전솜씨를 보며 살짝 불안하기 시작.. 안전벨트 메다, 내가 운전을 못하니 어쩔수 없지.. ㅋ.. 처음엔 좀 어리버리하더니 좀 지나니까 그래도 생각보다 운전은 좀 하더라.. 문제는 둘 다 길을 제대로 몰라서 버벅대는 거지.. 어제 피곤해서 루트를 못잡고 잤다보니, 어리버리한다.. 그래도 일단 강릉까지 왔는데.. 경포대는 가봐야겠지.. 경포호 지나면서 역시 바다가 좋다라는 연석이의 어이없는 말들을 들으며 경포로 이동한다.. 한 100만년 전쯤엔 그랬을지도..







  경포대는 역시나 우리가 첫손님이었고 다는 손님은 한명도 없다. 역시 평일이라 한산하군 그래.. 어떤 아주머니 한분이 같이 올라오시는데 손님인줄 알았는데, 경포대 해설사분이었다. 언제부터 생긴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런저런 경포대에 대한 설명을 해주셔서.. (경포대에 걸려있는 시라던가, 경포대 앞길은 박정희 대통령때 뚫렸고, 기둥이 32개라서 애들은 못들어간다던가, 경포대 앞뒤가 원래는 다 경포호였다는 둥..) 경포대를 근 4번째 오면서도 아는건 별로 없었는데 막상 설명을 들으니, 보이는게 틀리다. 역시 아는만큼 보이는 것이다.. 덕분에 경포대에 올라가서 앉아서 절반쯤 보이는 호수를 바라보며 쓸데없는 잡생각들 한다. 하늘의 달, 바다에 비친 달, 경포호에 비친달, 술잔에 비친달, 상대방 눈에 비친 달.. 언젠가 밤에 누구 델꼬 와야겠군.. ㅋ..  다행이 오늘은 비가 안오네, 한쪽의 벤치에 살짝 누워 10여분쯤 낙락장송들의 그늘과 내음을 감상해주다가는 경포해수욕장으로 움직인다.







  겨울은 아니지만 조용한 바다는 나름의 운치가 있지.. 비수기고 평일인데.. 라는 생각에 아이스크림 하나 빨면서 갔건만.. 웬걸.. 문제의 시작이었다. 어느 중/고등학교에선가 수학여행을 온 것.. 여중인 듯 싶던데.. 덕분에 경포해수욕장은 수백명의 교복입은 여중생으로 가득차 있었고.. 우리는 저쪽 구석에 조용히 찌그러져 조용히 있었다.. 한쪽은 수백명의 여중생이요.. 다른쪽은 커플들.. 역시 있을 곳이 없구나. 왠지 오래 있으면 안될 것 같아 금방 나오다. 화장실 가는 도중 욕하는 여중생을 보며 다시 쫄고.. 조심, 또 조심하기로.. 역시 애들은 무섭다. 이때 뭔가 예감을 했어야 했는데.. 오늘 저녘 묵호에서 울릉도로 떠나는 배를 타야하기 때문에, 일단 동해로 가기로 하다. 적당히 구경하다가 밥을 먹고 나는 묵호로.. 연석이는 강릉에 차를 반납하고 귀경하기로 하다. 대략 환선굴과 미인폭포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추암에 들렸다가 묵호로, 나름대로 훌륭한 계획이군.. 이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건만.. 꼴에 외국 몇 번 다녀왔다고 우리나라는, 것도 강원도쯤은 너무 작게 생각했던지, 결국에는 환선굴 정도밖에 제대로 못봤음..





  쭈욱 7번국도를 따라가다.. 길은 꽤나 괜찮다. 왼쪽으로는 바다가 따라오고, 종종 등장하는 이름없는 해수욕장 몇 개를 지나 쭈욱~ 남행하다. 나중에 기회되면 7번국도 따라 가며 여기저기 있는 해수욕장 다 들려도 재미있겠다. 어떤 해수욕장은 여름에 와도 그렇게 안붐빌텐데.. 이런 식으로 갈만한 놈이 없을테니(-_-) 차 생기면 운전 연습해서 한 1주일쯤 잡고 해봐야겠군.. ㅋ.. 그리고 옆으로 지나가는 정동진.. 연석이는 선박기념관, 나는 등명락가사에 미련을 보이다가 여기도.. 사람들을 보고는 질려서 계속 전진.. 정동진, 처음 찾았던 때의 그 느낌은 어디로 가고 요즘은 조금 일부러 피하는 곳중의 하나가 되었다. 가고 싶던 곳이, 너무 좋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한번쯤 가보라고 말해주고 싶은 곳이, 소문에 나서 사람이 몰리면 가기 싫은 곳이 되고마는 이 모순은.. 역시 어디건 가고 싶은곳은 빨리 가봐야한다.. 변하기 전에.. 예전에는 사랑해줬던 정동진인데, 요즘은 꺼려진다. 모래시계도, 배모양의 호텔(?, 레스토랑인가)도.. 그러다보니 어언 옥계를 지나 동해에 들어선다. 저쪽이 묵호항이구나, 오늘 저녘에는 저기서 배를타고 울릉도로 가며 한반도로 지는 해를 볼수 있겠군.. 동해를 지나 태백으로 향하는 38국도로 갈아탄다. 우리 가는곳은 환선굴이었는데, 여기서부터 태백의 강원랜드 표지판이 보이며 유인한다. 확.. 올인해버릴까.. 38번 국도는 오십천을 끼고 왔다리 갔다리하며 남쪽의 태백을 향한다. 비가 좀 안 왔던 모양인지, 오십천도 그렇고 여기저기 개울에도 물은 거의 없이 말라있다. 가까워 보이던 환선굴은 생각보다 멀리 있어서 미인폭포를 포기하기로 한다. 환선굴은 국도에서도 한 7,8킬로 안으로 들어가 자리잡고 있었다. 또, 가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주차장에서도 근 2킬로는 걸어올라가야 한다는.. -_-;; 환선굴 자체는 또한 고도가 500미터쯤이라 결국 등산을 해야한다는 소리인데 어제 등산의 여파로.. 연석이 녀석이 무릎 안좋다고 투덜대다보니 천천히 천천히 올라간다. 하긴 한동안 운동도 잘 안하다가 어제 갑작스러운 등반이었으니 그럴만도 하지.. 가는 도중에 구경거리가 조금 있기는 하였으나, 생각보다는 힘들게 환선굴 입구까지 올라갔다.













  여튼 4천원짜리 티켓에 비싸다며 투덜대고 들어왔는데, 동굴은 아주 훌륭했다. 일단 동굴 속이라 그런지 시원하고, 동굴의 규모가 장난이 아니다 전체 규모의 한 4분의 1밖에 개방을 안했는데도 천천히 구경하며 동굴을 보다보니 꽤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 동굴은 전반적으로 물이 많고 규모가 굉장하다.  정말 여기저기 신기한 곳이 많다. 중간에 지옥의 다리, 참회의 다리라는 곳도 있는데 밑이 보이는 다리를 건너다 보면 깊이를 알수 없다는 호수.. 무섭다 -_-; 굴에 물이 정말 많다보니 폭포에 호수에,, 또한 여기저기 형성된 종유석과 이런저런 특이한 색깔의 돌들.. 석순들 정말 엄청나다. 입장료의 가치는 충분히 하는 듯.. 중간중간 보이는 곳마다 이런저런 이름을 붙여놨는데,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ㅋ.. 버뜨, 한 4분의 3쯤 봤을때쯤 뒤에서 엄청 시끄러운 소리가 나면서 중학생 5-6명이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 또한 보는 속도가 다르다보니 어느덧 한 5분만에 앞뒤로 중학생들로 꽉차버렸다. 덕분에 겨우겨우 아해들을 헤치며 힘들게 통과해 나왔다. 좀만 늦게 들어갔으면 저 아해들과 함께 들어갈뻔 했군.. 이런.. 대략 밝은빛과 함께 환선굴 끝나고 다시 내려온다. 거꾸로.. 내려오는게 훨씬 덜힘드는군.. 내려오다 보니 고속버스 근 40대가 서있다. 한 대당 30명만 잡아도 1200명 -_-;; 여기도 오래있을 곳은 아니군.. 한시간쯤 늦게 왔으면 정말 장난 아닐뻔 했다.. 또한 엄하게도 38번 국도로 빠져나오는 꼬불꼬불길 8킬로동안 반대쪽에서 들어오는 고속버스를 근 60대는 만났다. 들어가봐야 환선굴밖에 없는데.. 역시 수학여행 시즌인겐가.. 그것도 날짜와 장소까지 맞춰오는건 뭐냐.. 이대부중.. 대치중, 잠신중.. 익숙한 이름도 몇 개 보인다.. 환선굴이 돈은 많이 벌겠구나.. 은근히 입장료에 사람 머릿수를 더해본다.






  이 환선굴이 거리도 있고, 보는 시간도 있다보니 시간을 너무 많이 써버렸다... 나올때가 2시반이었으니.. 아쉽지만 추암은 포기하고 묵호가서 밥먹고 잠시 대기하다 5시배 타면 딱이겠구나, 일단 표부터 끊어놓자.. 사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묵호 울릉도 터미널 도착해서 표를 끊을려 하였으나.. 오늘 폭풍주의보로 인해 배가 뜨지 않는단다. 갑작스레.. 도중에라도 전화를 해봤어야 되는건데.. 내일 아침표도 없고, 그렇단다... 폭풍주의보라는데 배를 띄울 힘도, 뭐라 따질 기력도 없고 하여 일단은 밥을 먹도록 한다. 밥먹으며 낸 결론은 연석이는 도저히 바뻐서 낼까지는 못있을 듯 하고, 혼자 적당한데서 자구.. 낼 아침 무릉계곡 다녀와서 울릉도 들어가야겠군.. 이라는.. 그러다가 터미널 가서 어찌어찌 하는 사이에 예약취소가 나와 어리버리 아침표를 예약한다. 뭐 이리도 변수가 많다냐.. 이리저리해서 저녘시간이 좀 남네.. 추암이라도 잠깐 갔다가 들어가자.. 예전 추암 왔을때는 엄하게 동해역에서 걸어온다고 한시간여를 걷다가 결국 택시타고 왔는데, 차로 오니까 금방이다. 표지판이 잘 안되있기는 하지만.. 추암은 예전의 촛대바위나.. 별로 변한것도 없는 것 같고.. 사람 없을 때 가서 그런가.. 하긴 해가 중천에 있을 때 일출전망대 같은데에 들어올 리가 없지.. 대략 3년쯤 전인데, 여기 구멍가게 아줌마는 얼굴을 보니, 어렴풋이 기억이 날라고 한다. 물론 아줌마는 날 몰라보겠지만.. ㅋ.. 이쪽도 주변을 보니 곧 개발할거 같기는 하다. 다시 묵호로 와서 묵호역에서 내리다. 연석이는 빠이빠이하고 강릉행.. 이렇게 결국 혼자가 되었군..


  혼자 다니면 장점과 단점이 몇가지가 있는데, 좋은점은 일정이나 계획에 자유롭고 생각을 많이 한다는 점이고, 문제점은 외로워지기 십상이고 또 결정적으로 돈이 많이 깨진다는 점이다. 묵호에서 여관 잡느라 여기저기 헤메다가 결국 깍는다고 깍아서 2만원 내고 하루를 묵기로 한다. 어제는 2만원에 두명이었는데.. T.T 뭐, 물침대니까 참는다.. -_-;;;, 옆에는 티켓다방 전화번호도 있는게 불건전하게 하루밤을 보내기는 딱이겠군.. 아직 해질려면 한두시간 남는데 여관 잡았다고 삐대고 있는건 좀 성격에 않맞아 망상 해수욕장을 가기로 했다.








  여관 근처에서 좌석이 있어 바로 망상으로.. 생각보다 가깝네, 근 20분쯤 왔더니 망상해수욕장이다. 묵호로 돌아가는 버스는 한 8시쯤 끊긴다고.. 적당히 해지는거 보고 바로 움직여야겠군.. 시간은 6시쯤인데 사람은 그야말로 거의 없다. 다해서 5명쯤.. 그래 이런 해수욕장을 원한거야.. 한쪽에 앉아 파도치는걸 구경하며 조용히 해지기를 구경한다. 역시 혼자 있으니 이런저런 별 생각이 다든다. 혼자 이런저런 궁상을 떨고 있는데, 옆쪽에 역시 혼자오신 아저씨가 맨발로 파도를 들어가 왔다갔다 하다가 내쪽으로 오다.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이 아저씨는 주식하다가 1500만원 날리고 강원랜드 가서 며칠 있다가 이쪽으로 오신분이라고.. 지금 차가지고 혼자 여기저기 다니고 밤에는 찜질방에서 쉬고 한단다. 뭐 이런저런 얘기(뭔 얘기겠수.. 주가동향으로 시작해 여자얘기로 끝났지..)하면서 해지는거 바라보다가 해가 지자 일어난다. 아저씨는 강릉이 피디후배를 만나러 가시는데 묵호항까지 데려다 주신다고.. 나야 고맙지뭐.. 실은 차걱정 하고 있었는데.. 뭐, 울릉도 갈 계획만 없다면야 동행하고픈 생각이 들기도 하였으나, 갈길이 있으니. 대진항을 지나 묵호항에 도착해서 날 내려주고 아저씨는 다시 긍릉쪽으로 떠나신다. 묵호항 주변이 횟감은 정말 싸긴 하다(오징어회 3천원 잡어 마리당 천원 이런식..). 그 아저씨가 차만 안갖고 있어도 회에 소주나 한잔 하자고 꼬셔봤을텐데.. 혼자먹는 회가 맛이 좋을 턱이 없다. 혼자 이리저리 구경하며 여관쪽으로,, 여관 들어가다보니 옆방에서 다방아가씨가 나간다.. 쩝.. 심심해 아해들한테 전화좀 하다가 사갖구 들어간 맥주를 마시며.. 욕조에 들어간다.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구니 피곤이 싹 밀려오는구나.. 한 30분쯤을 욕조안에 있다가 나와 쓰러져 잤다.



5월 20일






  자다가 종종 침대의 물소리에 깨곤했다.. 어이없어하며 다시자다가 밖에서 싸우는 소리에 한번 깨고, 어떤 아줌마 떠들면서 지나가는 바람에 또한번 깨고.. 결국은 7시반에 일어남..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어 얼른 묵호항에 전화해본다.. 다행이다, 오늘은 배가 뜬단다. 간단히 씻고, 역주변에서 된장찌개로 아침을 해결하고 역쪽으로 간다. 식당 주인할머니가 울릉도 간다니까 많이 먹고 가야한다고 밥을 두그릇이나 줘서 속이 안좋다 -_-;; 왠지, 날이 지나치게 좋은 듯.. 얼굴 다타겠다.. 이런.. 묵호항에 도착하니, 어제 예약명단을 보고 예상은 하였으나, 여기저기 사람 꽉차있고.. 표 끊을려고 가보니까 단체표 때문에 바쁘다고 이따 오란다.. 쳇.. 묵호항 주변은 고속버스로 꽉차있고, 근처에 있을만한 곳도 없다.. 또한 사람들은 대개 내나이의 대략 2배쯤.. 내 나이 또래는 거의 없다.. 1커플 있군.. -_-;; 뭐, 이것도 감지덕지지만.. 표값은 42500원이나 하고..(독점이란다..) 뭐 한겨레호는 노르웨이에서 수입한 배인데 일반 배처럼 스크류를 돌려서 가는게 아니고, 압축 공기를 뿜어내면서 간다. 그래서 가운데 부분이 뚫려 있음.. 덕분에 상당히 빠르다보니(시속 70-80킬로..) 위험해서 그런가 선실이 다 밀폐되어 있다(이건 독도가는 배도 마찬가지였음..). 하긴 몇 명 없는 것도 아니고 400명쯤 가는데 뚜껑 열어놓으면 다 날라가겠다.. 어쨌든 김샜슴.. 결국 경치는 창문으로 봐야하고 뒤쪽의 멀어져가는 한반도를 보는건 무리데스였다(아아.. 결국 한반도로 지는 해는...). 이래저래 뚱해 있는데, 배는 거의 단체손님으로 여기저기 북적북적댄다.





  옆자리는 할아버지, 할머니로 단체 손님인줄 알았는데, 두분이서 오신 거였다.. 이래저래 민박집도 안잡았다고 하여 내가 가는 민박집에 같이 가기로 한다. ㅋㅋ.. 민박집 아저씨한테 점수 따겠군.. 파도가 높아서 그런지 배타고 가는게 비포장도로를 지나가듯 느껴지기는 했지만, 확실히 속도가 빨라서 12시 반쯤 돼서 울릉도 도동항에 사람을 내려준다..


  날씨는 별로 안좋다.. 온것도 다행이지 뭐.. 오오.. 바닷색이 장난이 아니다.. 시안색이라고 해야하나, 마치 남색 물감을 물에 푼듯한 그러한 색.. 그리고 도동 저쪽의 흰 건물들과의 대비가 꽤나 멋나다. 며칠 지나곤 이쪽 와서 식상해졌지만 -_-;; 이런..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도동항에는 사람이 장난이 아니게 많다. 차도 많고.. 주욱 서있는 택시들은 다들 갤로퍼급.. 이안의 택시가 53대란다. 얼른 앞의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지도를 받고는, 나와있는 민박집 아줌마와 함께 저동으로 이동, 점심을 먹고는 짐을 풀른다. 민박집은 2.5층 쯤인데, 촛대바위가 딱 보이고 전망이 꽤나 괜찮다. 집앞에서 일출도 볼수 있을 듯.. 함께 오신 어르신들은 좀 쉬시려는 듯 하고, 나야 원래 한곳에 콕 박혀 못있는 성격인지라 바로 나간다.







  자.. 지도를 보아하니 근처의 봉래폭포부터 올라가봐야겠군. 저동에서 봉래폭포 가는 길은 꽤나 오르막이다. 아니, 이때까지는 몰랐으나 울릉도에서는 어디를 가건 오르막과 내리막이다. 저동에서 조금 올라가다 보니 저동초교가 보인다(울릉도에는 종합고등학교 1개, 중학교 3개, 초등 7개, 유치원 6개란다, 결국 고등학교는 육지로 안가면 다 동창이라는 얘기..), 딱 배산임수로고, 뒤에는 산이요 앞에는 바다니.. 쩝.. 나 다니던 초등학교는 주변에 아파트만 있었는데.. 매표소까지 근 30분 가량을 올라가는데 옆으로 관광버스가 사람을 잔뜩 싣고 올라간다. 쳇, 아니나다를까.. 봉래폭포 매표소에 가보니 어느덧 뽕짝이 울러퍼지며 이미 관광버스 몇 대 자리잡고 있다. 천~천~히 올라가야겠다. 올라가면서 본 천연에어콘, 4도씨정도의 바람이 끊임없이 나와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땃하단다. 풍혈을 지나, 삼림욕장.. 위쪽 울창한 나무 즈음에 난간을 만들어 놓았다. 올라가니 바람이 정말 시원하다.. 한 10분쯤 시간떼우며 바람쐬고 있으니 사람들이 차차 내려오기 시작한다. 자 이끼마숑(갑시다.. -_-;;)~ 봉래폭포는 그렇게 웅장하다거나 멋있다거나 하지는 않는데, 딱 심플하고 시원시원하게 떨어진다. 높이는 3,40미터쯤 되보이고.. 갑자기 이폭포를 보니 예전에 무안에 가서 폭포맞기 하던 생각이 난다. 여기서 폭포맞기하다가 죽겠다. 봉래폭포는 하루에 2500톤의 물을 떨어뜨리고 이 물의 대부분은 상수도로 쓰인다고 한다. 올라올때는 사람이 꽤 많았는데 단체의 특성상 썰물처럼 빠지고 어느순간보니 나와 사진 찍어주는 아저씨밖에 없다. 근처에는 폭포소리와 아저씨가 돈세는 사각사각 소리만 들리고.. ㅋ,. 멍하니 폭포만 보고 있다가 밑에서 사람들 올라오는 소리에 천천히 내려간다. 매표소쪽에서 호박 막걸리를 먹고 싶었으나 혼자라서 좀 그렇다. 혼자인게 이런때는 조금 아쉽다.





  저동으로 걸어 내려가 등대를 가볼까 하는데 매표소 앞에 마침 도동가는 버스가 앞에 서있다. 30분 간격인데 운이 좋은겐가.. 도동까지는 1500원.. 아까 힘들게 올라온 언덕을 금새 내려가 저동을 거쳐 언덕을 넘어 도동으로 간다. 좀 허무하다. 그래도 길은 걸어봐야 알지.. 어떤 길인지.. 여튼 도동으로 왔는데 시간도 좀 이르고 하니 도동의 우측 해안도로를 돌아보고 좌측 해안도로를 통해 행남등대를 거쳐 저동으로 가기로 하다.





  근데 어이 없게도.. 작년 태풍 매미로 인해 좌우측 해안도로가 다 파손되서 입구를 막아놔서 우측은 대충 왕복 15분쯤, 좌측은 아예 들어가지도 못한다.. 미스다.. -_-;; 울릉도, 별로 최신 정보가 없어서.. 여튼, 이미 동해를 지나가 사라진지 오래되는 매미가 갑자기 원망스럽다.. 결국은 약수공원 올라가기로 계획을 바꿔서 땀 뻘뻘대며 올라감.. 어째 어디를 가도 산행이냐, 산행이.. 약수공원가니 대마도비와 인공암벽, 독도박물관, 향토 박물관가 있다. 박물관 두 개 가뿐하게 봐주고, 잠깐 고민하다가 케이블카를 타고 위로 올라간다.








  날씨가 별로 안좋아서 볼게 있으려나.. 그래도 온김에 한번 올라가보자. 바람이 장난 아니게 부는데.. 시간이 좀 늦어서 그런지 케이블카에는 5명 정도밖에 없고.. 부는 바람에 케이블카가 흔들릴때마다 다들 긴장한다.. 케이블카 타니 그래도 도동부근이 다 보이는구나.. 전망대는 시가지전망대와 해안전망대가 있는데 두군데 다 괜찮다. 시가지전망대는 약간 겁나고..(고소공포증이 -_-;;) 해안 전망대는 산길을 10-15분쯤 내려가면 있는데 멀기는 하지만, 여기도 분위기는 괜찮다. 사람도 아무도 없고.. ㅋ.. 결국 날씨 때문에 독도는 보이지 않았다. 표도 없던데, 내일 갈수 있으려나.. 차차 저녘때쯤 되가면서 함께 올라온 아줌마들이 파전에 막걸리를 먹으며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고.. 묻지마 관광 분위기가 연출되며, 서둘러 내려온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안그래도 높은데 올라가면 몸이 자동으로 떨리고 그런데 케이블카 구간이 짧아서 그런지 구경하라고 하는건지, 천천히 간다.. 우웅.. 고생 끝에 다시 도동으로 내려와서 버스 기다리다가 6시 반 버스를 타고 저동으로 넘어오다(저동가는 막버스는 7시 15분가량인 듯, 모르겠으면 우산버스(054-791-2179)에 전화해보면 된다.).



  민박집으로 돌아오니.. 헛.. 내가 모셔온 영감님과 민박집 주인 아저씨가 소주를 드시고 있다. 들어보니 두 분이 70살 동갑이시라고.. 딱 개시를 할때쯤 도착한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어르신과 함께 간짜장을 시켜 먹으며 소주를 받아 마셨다.. 어째 어디가도 술은 피할길이 없는지.. 간짜장은 꽤나 맛있었으나, 어르신과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및 현안 정국에 대해 한시간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풀려남.. 고 얼마 돌아다녔다고 확실히 피곤하구나.. 더더구나 10시쯤.. 역시 밤이되니 깜깜하기만 하고, 할게 없구나.. 맥주 한캔 간단히 사 들어와 일기좀 쓰다가 애들한테 전화한두어통 하고 금방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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