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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우 님께서 남기신 글 (2004-06-15 23:59:12, Hit : 1231)
20040523 - 강원울릉 4

5월 23일








  아침에 비실비실 일어나니 새벽 4시 40분.. 일출보라고 아줌마가 깨운 거였다.. 이런.. 내려와보니 이미 동터있고 저쪽하늘이 붉어져온다. 여기서 보는 것도 괜찮긴 하겠지만 기왕지사 그래도 촛대바위쪽 가서 보는게 낫겟지 싶어 얼른 뛰어간다. 등대에 도착하니까 4시 55분 딱좋다. 이곳이 독도 빼고는 우리나라에서 해가 제일 빨리 뜬다는 저동항이다.. 원래 날이 좋은 때가 별로 안 많어서 여행와서 일출 보기가 쉽지 않다 데 오늘은 구름도 없고 딱 좋다. 운이 좋군그래.. 등대에.. 몸을 기대고 떠오르는 태양을 본다. 역시 언제 어디서 봐도 일출을 멋지다.. 저쪽에서 한밤을 샌듯 무거운 그물을 싣고 들어오는 꽁치배도 보이고.. 밤에는 밖에 나가면 사람이 정말 없더니 이사람들이 어디 있었나 싶게 2,30명이 나와서 방파제 위에 있다. 등대까지 온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ㅋ.. 이 방파제가 30년전부터 공사를 했는데 완성된지 2,3년밖에 안된단다. 집으로 돌아와 산행 복장으로 대강 짐을 챙긴다.






  민박집에 방이 3개인데 마지막 방에 부부 한쌍이 들어와서 총 5명이다.. 부산부부다. 나만 혼자군.. 쩝.. 늘 가던 식당에서 간단히 된장으로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선다. 영감님쪽은 봉래폭포를 올라가신다 하고, 부산부부(이제부터 형님과 형수님이다.. -_-;;)는 택시를 대절해서 하루 돌고 성인봉 오른단다. 형수님은 산악회라는데 성인봉 간다는 기대에 차있다. 나리분지부터 올라온다니 나랑 중간에 만나겠군.. 이따가를 기약하고 택시 타고 대원사 입구로 가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헉.. 처음부터 등장한 씨멘트길.. 길이 정말 가파르다. 8시부터 오르기 시작.. 또한 어이없게스리 한창을 올라가니 옆으로 차가 지나간다. 택시기사 아저씨도 치사하지.. 위에까지 태워다 줄것이지.. 있지도 않은 택시기사에 대고 투덜거리며 땀흘려 올라간다. 올라갈 때마다 간간히 보이는 도동의 풍경은 꽤나 괜찮았으나, 힘든 건 여전하다. 체력이 떨어지긴 떨어졌구나.. 나이가 든겐가? 아침을 많이먹어 배가불러 그런가.. 올라가다 보니 폐가가 몇 개 보이는데 몸이 무거워서 힘든 나머지 폐가에서 삐걱삐걱 거려 이러다 빠지는거 아닌가 싶은 화장실에서 일을 본다. 몸이 갑자기 날아갈 듯 하구나..  날은 더운데 바람이 계속 장난 아니게 분다. 계속 난방을 입었다 벗었다 체온조절 해가면서 전진.. 시멘트 길 끝날때까지 아무도 못만나고 봉래폭포와의 갈림길 근처에서 겨우 한사람을 만나 추월하다. 혼자라고 넘 속도 내는것도 안좋을 것 같아서 적당히 자제하기로.. 앞에 한 4분 가시는 분이 있으니까 저분들 페이스에 맞춰가자..목소리가 안들릴때쯤 되면 좀 서둘르고.. 아니면 좀 늦추고.. 이런식으로 하다가 팔각정 있는데서 이분들과 만나다. 4분인데 대구에서 오셨고 부부 2커플.. 친구 두분이 부인분들 모시고 오신모양.. 팔각정에서 사진한방씩 찍고 함께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그래도 시멘트길 이후로는 길이 상당히 좋아서 별로 힘들지도 않고, 또 아저씨들과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오르다보니 재미도 있다. 자식얘기, 여행얘기.. 큰아들 나이가 나보다 5살쯤 어리다고 하신다.. -_-;;; 난 어째 아저씨들하고만 이렇게 죽이 잘 맞는다냐? 한 분은 KT에 다니시고 한 분은 잘 모르겠는데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좋은말씀 많이 들었다. 중간 사다리꼴(2킬로) 오르는데 1시간.. 안평전 쪽으로 갈림길이 있는 곳인데 정말 바람이 많이 분다.. 으윽.. 바쁠 것도 없고 하여 페이스 늦춰가며 천천히 올라 근 10시 반쯤 성인봉에 올랐다. 뭐 혼자왔으면 더 빨리왔겠지만, 재밌게 왔으니까.. 성인봉에는 이미 인산인해다. 대원사 코스쪽은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나리분지쪽에서 올라온 사람이 상당히 많았던 듯.. 하긴 왠만한데서 다 그걸 추천하긴 하다만.. 도동쪽으로 하산할수 있다고.. 도동이 대강 교통의 중심지이고 대부분 숙소가 있다보니 이런 현상이 생기는 듯 하다. 어차피 나야 원래 좀 삐딱(-_-;;)하고 걸어갈 생각으로 왔으니.. 성인봉이 새겨진 돌맹이(?)는 이미 모 산악회에서 점령하고 있고 하여 성인봉 약간 북쪽에 있는 전망대 비스무레한 데 가서 좌악 펼쳐진 울릉도의 북쪽을 바라본다. 시원~하다. 며칠전 봤던 저 송곳봉부터(여기엔 일본놈들이 와서 말뚝을 박아놨단다.. 망할놈들..  -_-;;) 그 뒤로 쭉 펼쳐지는 바다와 함께..











정상에서도 사진한방 찍고 잠깐 쉬려다 사람이 너무 많아 내려가기로 하다. 내려가는 길은 가히 계속되는 계단이다. 내려오기도 피곤할만한.. 이길 올라오면 꽤나 빡시겠다.. 한 20분쯤 내려오는 약수터에서 아저씨들이 가져온 소주 몇잔 마시고..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얼마 안남았어요.." 말좀 해주면서 계속 내려간다. 천천히 천천히 하산 해서 왠 2중 철조망의 공군부대를 지나 나리분지에 느지막한 1시 반쯤 도착한다. 좀 길게 오긴 했는데 내려오면서도 아저씨들과 대화하며 내려와서 금방 내려왔다. 너와집을 다시 좀 구경한후 식당으로.. 얼결에 산채비빔밥(산채가 정말 부드럽고 맛좋다)을 얻어먹고, 집에 전화한통 하라고 전화기를 주시는 바람에(KT폰이라 공짜란다^^) 집에 전화까지 한통하고 나니 어언 2시다. 이분들은 2시에 택시가 오기로 되어 있어 여기서부터 육로관광을 하신다고 한다. 나야 여기서 저동까지 걸어가기로 했으니.. 이쯤에서 헤어질려 하는데 더운데 어떻게 걸어가냐고 아저씨가 계속 권하고 해서 저 언덕 올라가는것만 차에 얻어 타기로 하다. 얻어먹는것도 많다 -_-;; 나리 전망대서 내릴려 하였는데 타이밍을 놓쳐 언덕을 지났다. 이후로는 장난 아닌 내리막길에 내려달란 말도 못하고 천부까지 내려와버렸다. 내려오는 길에 사진 찍으면 멋지게 나올 것 같아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흐흑.. 이국적인 분위기로.. 여튼 천부에서 아저씨들과 바이바이하고 드디어 혼자 걷기 시작한다.








  어디가건 걸으며 구경하는걸 좋아하는 편이라.. 시속 40킬로보다는 4킬로로, 기름냄새보다는 바다내음을, 엔진소리보다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걷는 게 어떻게 다른지 아는 사람은 안다. 조금 지나니 천부-섬목 5.7킬로라는 간판이 나온다. 오늘은 날씨는 정말 좋은데 파도가 상당히 높다. 이러다 낼 배 안뜨는거 아냐 -_-;; 파도치는 소리도 듣기 좋고.. 물색깔이 정말로 멋져서 가다가 맘내키면 잠깐 추락 방지턱에 앉아 쉬다가 또 걷고.. 쉬다가 또 걷고 한다. 다만 옆이 쭈욱 절벽인데, 계속 낙석금지가 붙어 있어서.. 또한 여기저기 떨어져있는 큼지막한 낙석에 쫄았다. 소변을 해결해야하는데 그도 못하고 계속 바닷가쪽으로 가고 있다. 저만한 돌이라도 떨어지면.. 쩝.. 중간중간 막기위해 쇠로 막아놓은데도 있는데 떨어지는 돌에 다 망가져있다.. 전반적으로 도로는 꽤나 좋다. 이쪽이 북쪽가인지라 매미의 영향도 별로 없는 듯 싶고.. 마침 차도 별로 없다보니까.. 차가 정말 빨리 지나간다. 속도도 안줄이고.. 기름값이 너무 비싸서 그런건가? ㅋ.. 참고로 여기는 기름값도 비싸서 대략 1596원인가 하더라.. 성수기 같은 차 많을때는 좀 짜증날 것 같지만.. 옆으로 지나가 금방 눈앞에서 사라져버리는 차도 그렇게 밉지도 않다.










  종종 말릴려고 걸어놓은 해초옆을 지날때는 짠내음이 현기증날 정도로 몰려오곤 한다. 이렇게 이렇게 걸어 죽암 직전쯤 가니까 아까 가신 분들 택시를 다시 마주친다. 이미 섬목까지 보고 천부를 지나 현포로 가는길이겠지.. 바쁜 사람은 바쁜길로, 널널한 사람은 널널한 길로.. 가는 것이다. 삼선암 앞의 바위가 기도바위라고 하는데 당최 왜 기도바위인줄 몰랐는데, 딱 악어터널을 지나는 위치에서 보면 알수 있다. 지상에 내려왔다 정신이 팔려 돌아가지 못한채 바위가 되버린 삼선녀와 그 앞에서 삼선녀를 다시 올려보내달라고 기도하는 기도바위.. 딱이다.. 이렇게 이렇게 천천히 섬목까지 도착하다. 차도 별로 없고 해서 별 문제될건 없었고, 터널 지나가기는 약간 부담이 되는게 차 한 대반정도 들어갈 공간인지라.. 좀 불편.. 잽싸게 나왔다. 역시 이쪽으로 오니어찌나 강태공들이 많은지 한 2,30명은 본 듯.. 각자 차 몰고 가다가 맘에 드는데가 있으면 바로 자리피고 낚기 시작하는 듯.. 처음 계획은 섬목에서 산길을 통해 도동으로 갈까 하였으나 갑자기 며칠전 행남등대쪽 가던 길이 생각나서.. (좀 지겨운.. 그 길과 딱 비슷해 보인다.) 선창에서 석포를 거쳐 건너오기로 한다. 마침 천부쪽으로 나가는 차한대를 히치해서 선창까지 얻어탄다.











  선창에서 길 올라가는데 어딜가나 계속되는 오르막길.. 조금씩 지치기 시작한다. 길이 공사중이라 그런지 차는 한 대도 없다. 원래 있던 길도 괜찮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꼭 이렇게 새로 길을 깔 필요가 있을려나? 하긴 위에도 사람이 사니 깔아달라면 깔아줘야겠지만,, 외지인의 투덜거림일 뿐이지.. 좀 올라왔다고 제법 관음도가 똑바로 보인다. 오늘 종일 걸어서 그런가 좀 피곤하여 잠깐 도로 한가운데서 쉬기도 하고.. 이렇게 30여분 가량을 오르니 다시 비포장길로.. 이쪽부터가 지도에 의하면 아마 석포라는 곳일텐데 물어볼 사람도 없고.. 갑작스레 두갈래길이 나타난다.. 아무 표지판도 없다. 무슨, 탐험이라도 하는듯한 기분으로 여기저기를 한참 고민하다가 한쪽을 선택한다. 두길은 5분쯤 후에 다시 만나는 길이었다 -_-;; 막상 석포 들어가니 길이 여기저기로 나있어서 겨우 전기톱으로 장작 자르시는 분을 만나 길을 듣다. 쭉 가다가 사거리에서 오른쪽, 다음 사거리에서 포장도로 왼쪽.. 그리고 나서 물어보라는.. 문제는 이때부터 한 2시간동안 아무도 못만났다. 가라는 길로 갔더니 결국은 산길이 등장했고, 산길 안으로 들어갔는데 보이는건 나무요.. 올라갔다 내려갔다.. 아무것도 새로운 것이 없다.. 허접한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나무다리.. 이끼가 잔뜩 낀 길.. 한동안 아무도 안간 듯.. 가~끔.. 정말로 가~~끔 보이는 폐가들.. 누구랑 말이라도 하고 싶어 전화를 하였으나 시티폰도 아닌 것이 걸어가다 보니 끊기고는 안테나도 안 뜬다. 사람 안오는 길이라 그런가.. T.T 산속에 있으니 한 5시 좀 넘었는데 해가 기울어 가는 느낌..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슬슬 겁나기 시작하는데, 먹을 것도 없고, 랜턴도 없고, 산길에서 해가 져오면 어쩌란 말인가.. 그래도 분위기가 돌아갈 분위기는 아닌 것 같고 하여 계속 전진한다. 지나가다 보니 꿩도 꽤 많고 종종 흑비둘기도 날라간다. 상당 불안하고 물도 떨어져갈 때쯤 근 6시 다 되어서 겨우 사람을 만난다. 얼른 따라갔 보니, 죽도 전망대 있는쪽으로 나온다. 이 길이 맞기는 맞았구나.. 휴우.. 다행이도 산에서 해가 지지는 않았군.. 천부까지 타고 오지 않았으면 바보 될뻔했다..







  쩝.. 내려오다 내수전 약수터에 들려 물한잔 먹고..(도동약수터 못지않은 쇠물이다. 민박집 아줌마는 여기가 더 나은 물이라고 하더만..) 천천히 저동쪽으로 걸어간다. 결국 저동에는 6시 반에 도착.. 택시 여행 갔던 부산부부는 돌아와 있고 영감님은 해수탕 사우나 갔다고 하신다. 짐풀고 잠깐 씻고 다리 근육을 풀고 있다가 형님과 형수님 식사하러 간다기에 따라감.. 형님 조카가 26살로 나랑 비슷한 나이라고 함.. 며칠전과 어제 이렇게 가이드 해준, 택시 기사분 모셔놓고 삼겹살 먹다.. 얻어먹다 -_-;; 누군가가 한 말대로 난 어디가도 굶어죽지는 않을 듯 하다. 배를 두두리니 둥둥둥 소리가 난다. 민박집 들어와서 이것저것 정리하고 일기좀 쓰다가 자리에 듬.. 오늘 처음으로 오징어배 봤다. 오징어 배는 한 6,7월쯤 시작해서 6개월정도 오징어를 잡는다고 하는데, 울릉도 잡는 철에는 이 동네 근처가 그야말로 불야성이란다. 여기저기 오징어배 떠있고, 이쪽 아줌머니들도 일감이 넘치고.. 민박보다 더 페이가 짭짤하다 보니까 여름에는 그냥 방을 놀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오징어배가 한두척 나가 있는데 저게 폼만 잡고 왔다갔다 하는데.. 밝기는 정말 밝다 거리도 있는데.. 가을쯤 해서 한번 더와야할 듯.. 가을이 그렇게 좋다고 하더니..



5월 24일



  마지막날.. 울릉도 뜨는 날이다. 어제 술마시다가 낚시 얘기가 나왔다 보니, 영감님과 주인아저씨와 고기 낚으러 간다길래 쫄래쫄래 따라 나선다. 바로 앞의 선착장 쪽에서 낚시를 던지고 슬슬 기다린다. 나는 해뜨는걸 보며 잠깐 산책후 어르신 말동무.. 결국 1시간 여의 낚시에도 불구하고 낚는건 손가락 두 개만한 고기 한 마리뿐.. 민박집 아저씨가 보기 민망하신지 저 가서 꽁치를 사오신다. 꽁치는 워낙 많이 나서 한뭉치에 5천원쯤으로 꽤나 싸다고 한다. 덕분에 아침부터 꽁치회에 소주한잔 하고.. 짐을 챙기기 시작한다. 울릉도 마지막날인지라.. 9시쯤 짐을 챙겨 형님부부와 함께 도동으로 온다.


  민박집에는 인사를 하고 영감님은 이따가 도동항에서 뵙기로.. 여기서 잠깐, 어제 택시아줌마가 도동으로 태워다 준다고 하더니만 정말 나와 있다.. 어제 말들은 걸로 봐서 공짜인 듯한 어투인데 택시비를 5천원을 받는 것이다. 재수없다. 공짜는 못태워다준다 쳐도 기본요금이 2400원인데.. 콜택시요금이라 하면 할말은 없지만.. 우리가 택시비로 준돈만 해도 20만원이 넘고 어제 저녘까지 대접하고 했는데 좀 너무한게 아닌가 싶다. 한번온 손님을 계속 오게 해야하는데 말야.. 에휴.. 말을 해서 뭐하냐..











  왠간한건 다 해봤고 해서 마무리로 간단하게 해상관광을 하고 울릉도를 뜰까 하였는데 부산형님이 죽도 들어간다고 하여 어리버리하다가 같이 죽도로 가도록 한다. 2번째군.. 그래, 그래도 같이 다니는게 재미있지.. 죽도야 워낙 괜찮은 곳이니.. 그저께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죽도 도착.. 이제는 배타고 가는게 설레지도 않는군.. 배에서 내리자 왠 많이봤던 사람들.. 어제 성인봉 가는길에 만난 대구 분들을 다시 만났다. 이때 같은 배 타고 온줄만 알고 다시 볼까 했는데 이분들은 8시에 들어가서 이때 나오시는 거였다.. 연락처라도 받아놨어야 하는데.. 쩝.. 여튼 죽도는 2틀만에 오는거다 보니까 표 받는 아저씨가 얼굴을 알아보고 표는 안사도 된단다(울릉도에서 표를 사야하는 곳은 딱 2군데가 있는데 봉래폭포와 죽도이다. 둘다 성인개인이 1200원) 이번에도 역시 3휴게실에서 쉬다가.. 한바퀴 사람들과 반대방향으로 돌면서 널널하게 사진찍으며 돈다. 저번에 왔을 때 잠깐 청년실업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죽도총각과도 잠깐 인사하고.. 좋은 곳에 있으니 1시간은 금방이다..


  도동항 와서 회덮밥을 한그릇 시켜 먹는데 있는것도 없건만, 오징어회밖에 없는데 비싸기만 하다. 한그릇에 만원.. 역시 도동쪽은 맘에 안들어.. 형님과 형수님은 사우나 하고 4시배를 탄다고 하여 여기서 헤어진다. 난 2시 반쯤까지 버티다가 타야겠군. 묵호가는 배는 3시에 있다.


  옆쪽의 해안도로 조~금 있는거 걸어보고, 앞에서 횟감 헤체하는거 구경하고, 근처에서 사람 왔다갔다 하는거 보고 있다가, 서성대며 혹시 영감님이나 어제 대구 분들 만날까 돌아다녀 본다.. 그렇게그렇게 버티다가 간단하게 선물거리로 오징어 한축과 호박엿 몇 개를 샀다. 집에 갔다놓고 맥주랑 같이 먹어야겠군.. 대략 현금은 거의 떨어져서 카드로 -_-;;


  어제 좀 걸은 피로 때문인지 배에 오르자 스르륵 잠이 든다. 2시간쯤 후에 깼는데 어렴풋이 바다멀리 낮게 떠있는 구름이 보인다. 날씨가 또 비올려나.. 하면서 봤더니.. 점점 색깔이 진해지고 높아진더니 한 5분쯤 후에 나타난 그건 한반도였다. 태백산맥, 꼭 아무것도 없는 바다에서 떠오르듯 저리 떠오르는구나.. 어렴풋한 것들이 어느덧 묵호항 모습으로 변하고 배는 항구 안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다시 돌아왔구나.. 라고 해봐야 묵호지만.. 이제 서울까지 갈일이 깜깜.. 원래 계획대로라면 수요일날 울릉도 들어갔다가, 일요일날 포항으로 나와서 구룡포와 장기곶을 갔다가 오늘 서울로 가야하는데.. 다 부질없다, 서울로 가자.. 확실히 섬에서 나오니, 왠지 모를 안도감.. 어디건 갈수 있다는.. ㅋ.. 그걸 설명이라도 해주듯 묵호항을 나서는데 옆에서 "속초요, 속초", "강릉이나 양양가요"하며 택시아저씨들이 손님을 잡는다. 뭐 예서 동해터미널은 택시로 기본요금이고, 거의 딱 맞춰 있는 5시 50분 동서울행 버스를 탄다. 버스는 동해-강릉 구간에서 좀 지체하는 듯 싶더니, 어느덧 고속도로를 타고 생각보다 빨리 서울에 떨어진다. 9시 10분.. 생각보다 빨랑 왔네, 신촌으로 건너와 데이또하고 있는 룸메군커플을 불러내 애프터바캉스캐어를 위한 팩을 뜯어내고 강양을 불러 룸메군의 술집 "서른즈음에"를 가서 맥주를 마신다.. 맥주가 몸에 들어가니, 또 신촌에 오니, 정말 여행이 끝난 듯 싶구나..  나름 국내여행치고는 길게 간 7박 8일인데, 울릉도에 좀 집착한 면이 있긴 하지만.. 울릉도만 다 보기에도 충분치 않은 여행이었다. 다음에 가을 단풍때쯤 다시 찾으면 좋겠구나.. 원체 산과 바다와 여인네가 테마였는데 어찌하여 비와 술과 영감님..으로 변해버린 약간은 아쉬운 여행이기도 하다. 남은건 검은 얼굴 뿐이군.. 쳇..



  개인적으로 울릉도에 바라는게 있다면.. 태풍 매미의 복구, 물론 예산문제가 가장 크겠지만.. 그러다보니 도로에 치우쳐서 할 수밖에 없겠지만, 나름 많은 계획을 세워놓고 간 울릉도 여행에 아쉬움이 여럿 남게 되었다. 산길 표지판.. 석포쪽이나, 등대쪽이나.. 산길에 너무 표지판이 적다. 지칠때쯤 한번씩 나오는데 표지판을 늘려서 내가 맞는길을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으면 한다. 버스 시간표.. 버스 시간표를 작게(지갑에 들어가게) 만들어서 배포했으면.. 훨씬 편했을거 같다.(나는 디카로 찍어서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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